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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태안 가볼만한곳 태안성당 (feat. 태안 주민)

태안에 살게 된지 벌써 두 달 가까이 되어간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신두리해안사구와 그 바로 앞에 있는 신두리해수욕장의 매력, 그리고 근처에 있는 학암포의 신선한 우럭회의 매력에 흠뻑 빠졌더랬다. 확실히 태안은 자연환경이 정말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인문학적 스토리가 담긴 장소가 없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태안버스터미널이 있는 읍내로 나가는 길에 저 멀리서부터 웅장한 모습을 뽐내는 한 성당이 내 눈에 들어왔다.

 

 

태안 성당

태안성당은 전주의 랜드마크인 전동성당과 꼭 닮아 있었다. 그 이유는 태안성당이 전동성당을 모델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종탑 위의 십자가 모양이 좀 다르고, 전체적으로 높이가 4m정도 높다는 차이는 있다. 1996년에 건립을 준비하기 시작해서,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거나 관광객을 상대로 경제활동을 하던 태안의 천주교 신자들은 50억원이라는 큰 건축비를 모으고 거기에 대출금을 보탰다. 그래서 2004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건립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2006년 완성된 태안성당은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모습과 아름다운 수목이 어우러져서 지역주민들도 즐겨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제 건축비를 대면서 생긴 대출금만 갚으면 온전히 태안 주민들을 위한 성당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007년 터진 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일명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간 이 사고는 성당의 건축비를 갚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 다행히 전 신자들이 발 벗고 나서 기름 유출 사고의 피해 복구에 전념한 것에 응답을 하듯이, 건설사에서부터 타 종교인들까지 십시일반으로 성당 짓는 비용에 도움을 주었고 드디어 태안성당은 온전히 완공이 된다. 태안성당은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멀리서부터 눈에 확 띄는 높고 고풍스러운 성당이 보인다.

 

 

입구에서부터 아름다운 나무와 풀들이 반겨준다

 

양 옆의 소나무들이 성당 건물과 잘 어우러진다

서양 건축물과 만난 소나무들은 전혀 어색함 없이 성당 건물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높고 웅장한 성당의 자태

왜인지 해리포터에 나올 법한 건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날씨가 오랜만에 정말 좋았다. 다행히 성당에 평일이라 사람이 많이 없었지만 주말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단순히 이 성당에 구경을 간다면 실제 주민들이 미사를 드리는 성당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건축물과 주변 수목들 말고는 할 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태안에 갔을 때 시간이 남게 된다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태안의 현대사를 품고 있는 성당이니 말이다

 

태안성당 위치

 

골목길이 많아서 좀 복잡할 수 있지만 지도 따라 걸어가면 태안터미널에서 20분 정도면 도착한다